5520 [필 갈폰드] 테이블을 둘러보세요: '먹잇감'은 누구인가요?

[필 갈폰드] 테이블을 둘러보세요: '먹잇감'은 누구인가요?

포커고수

[필 갈폰드] 테이블을 둘러보세요: '먹잇감'은 누구인가요?

포커라이프 0 27 04.24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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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는 온라인 미들스테이크 캐시 게임을 주로 하던 플레이어로 제가 운영하는 그룹 코칭 프로그램의 수강생이었습니다.


어느 날 마스터마인드 핫 시트 세션(한 사람이 자신의 고민을 공유하고 나머지 그룹이 피드백을 주는 시간)에서 그는 매우 흔한 고민에 대해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바로 “어떤 포커 포맷에 집중해야 할까?”라는 문제였습니다.

 

마크는 캐시 게임에서 자신의 가능성에 대해 점점 비관적으로 생각하게 되었고 토너먼트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 중이었습니다.


그는 캐시 게임에서의 기대 수익이 작아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게임은 대부분 레크레이션 플레이어 한 명을 중심으로 돌아갔으며 나머지는 프로들로 채워졌고 그 중 몇 명은 자신보다 잘하며 몇 명은 비슷하거나 조금 못하는 수준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최근 다운스윙을 경험하고 있었고 해당 게임을 이길 수 있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점점 줄어들고 있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포맷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다른 포맷(혹은 전혀 다른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싶어지는 마음은 정말 흔합니다. 저도 그런 적이 있거든요!


이건 마치 “빠른 해결책”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포맷에서는 단점이 크게 보이는 반면 다른 포맷은 왠지 더 좋아 보이게 되는 거죠.

 

마크가 자신의 생각을 계속 공유하는 동안, 한 가지가 아주 분명하게 느껴졌습니다.


그에겐 블라인드 스팟, 즉 맹점이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바로 그 부분이 오늘 이야기의 핵심입니다. 함께 살펴보시죠!


 

리딩을 가지는 것

 

우리 모두에게는 맹점이 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전제와 믿음 같은 틀을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정의 순간마다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할 수는 없잖아요!

 

맹점은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납니다.

 

예전에 제가 속해 있던 그룹의 코치가 우리에게 책 한 권을 읽어오라는 과제를 준 적이 있습니다.


다음 모임에서 함께 토론할 예정이라, 일주일 안에 다 읽어야 한다고 했죠.

 

그는 제가 책 읽는 것을 싫어한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저는 책을 전혀 읽지 않는 타입 였습니다.


저는 영상, 대화, 실전 연습을 통해 배우는 걸 더 잘하는 편입니다.


책은… 글쎄요… 너무 느리고, 지루하다고 느꼈습니다.


읽다 보면 집중이 안 되고 생각이 딴 데로 가버려서 진도를 나갈 수가 없었죠.


솔직히 말해 마지막으로 책 한 권을 끝까지 읽었던 게 언제였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그걸, 그것도 일주일 안에 읽으라니요!

 

사실 과제를 안 할까 고민도 했습니다.


하지만 주변의 압박이 저를 밀어붙였습니다.


모두가 책을 읽고 토론에 참여할 텐데, 저만 빠질 수는 없었죠. 실망을 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마지못해 책을 주문하고, 바쁜 일정 속에서 억지로 시간을 내어 읽기 시작했습니다.

 

15분, 30분, 90분이 지났고, 문득 깨달았습니다.


재미있네?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책이 엄청 좋았던 걸까요? 음… 그냥 그랬습니다.


책을 읽고 있는 제 자신이 자랑스러웠던 걸까요? 뭐… 어느 정도는요. 하지만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가 진짜로 좋아했던 건 ‘평온함’ 이었습니다.
앉아서 조용히 책을 읽는 그 시간이, 거의 명상과도 같았습니다.

 

예전에는 제가 대학생이거나 나이가 젊은 포커 플레이어였기 때문에 게임 세션을 마친 후에는 그냥 편하게 쉬거나 하고 싶은 걸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삶이 완전히 다릅니다.

 

이제 저는 마흔 살입니다.


포커 플레이어이자 코치, 앰배서더, 여러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남편이자 아빠입니다.


일이 끝난 후에도 이메일이 오고 풀지 못한 문제들이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해야 할 집안일과 가족을 돌봐야 하는 일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 삶 속에서 한 시간 넘게 모든 걸 차단하고 조용히 책만 읽는 시간은 저에게 거의 사치에 가까웠습니다.


그건 제가 스스로에게 거의 허락하지 않았던 휴식이었죠.

 

저는 무려 15년 동안, ‘나는 책을 싫어한다’ 고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단순히 생각했던 게 아니라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확신이 틀렸던 것입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제가 배운 교훈은 이렇습니다:


우리가 스스로에 대해 알고 있다고 믿는 것들(전문 용어로는 ‘기존 신념’이라고 할 수 있겠죠!)은 가끔은 새롭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그리고 직접 시도해보는 것이 정말 가치 있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관점

 

때로는 직접적인 경험이 우리의 눈을 뜨이게 합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제 경험처럼요.


그리고 때로는, 이전에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관점이 그런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마크에게 일어난 일이 바로 그랬습니다. (곧 다시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그리고 저에게도 그런 일이 한 번 있었습니다. 제가 일곱 살이었을 때였죠.

 

부모님께서는 제 이름을 필립이라고 지으셨고, 어린 시절 내내 가족, 친구, 선생님 등 모두가 저를 그렇게 불렀습니다.


하지만 2학년이 되었을 때 제 담임 선생님인 미스 우드가 저를 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왜 그렇게 하셨는지는 모르겠고 제가 요청한 적도 없습니다. 사실 전 그렇게 불릴 수 있다는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반 친구들도 저를 이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저는 “이게 더 좋은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줄곧 로 불리고 있습니다.

 

가끔은, 자신과 관련 없는 일에서도 새로운 관점을 얻게 됩니다.


엘리엇 로의 마스터마인드 이벤트에 참석했을 때가 기억에 남습니다. 그 자리에서 저는 '관점에 대한 관점'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그 자리에선 제 주제에 대해 여러 유익한 피드백을 받기도 했지만 사실 제가 가장 많이 배운 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는 걸 들으면서였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나중에 모든 걸 이루고 나면 인생은 이럴 것이다’라는, 아주 틀에 박힌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게 잘못된 가정이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또, 여러 사업을 운영하는 한 사람이 자신의 일주일을 어떻게 구성하는지를 들으며, 포커 플레이에 더 적합한 방식으로 일정을 짜는 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배운 점은 정말 많았습니다.

 



누가 ‘먹잇감’일까요?

 

이런 이유로 자기반성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자기반성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중 최선은 아닙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마크가 스스로는 절대 도달할 수 없었던 ‘깨달음’ 을 얻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가 이야기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저는 한 가지를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마크는 근거 없는 확신을 가지고 스스로를 어떤  안에 가두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에게 아주 단순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왜 당신이 테이블에서 최고의 플레이어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나요?”

 

마크는 잠시 멈췄습니다. 깊게 생각하는 것이 느껴졌고, 대답을 시작한 후에도 그의 머리는 여전히 그 질문을 소화하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마크는 자신이 앉는 모든 테이블에는 늘 자신보다 잘하는 플레이어가 몇 명씩 있을 것이라는 가정을 진실처럼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그런 플레이어들이 자신이 가질 수 있는 모든 엣지를 조금씩 깎아먹는다고요.

 

그는 단 한 번도 — 적어도 지난 10년 동안은 —
‘내가 그들보다 나은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 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테이블의 최상위 플레이어들이 정말 그렇게 넘을 수 없는 존재들일까요?


만약 마크 본인이 최고의 탑 플레이어가 되고 그들이 오히려 마크의 먹잇감이 된다면 어떨까요?

저는 그가 이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민해보기를 권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도 그와 함께 일하며 그의 변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기에, 이 질문이 그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도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단 하나의 질문은, 그의 시각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고 그의 동기부여와 자신감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 게임 안에서뿐 아니라, 게임 밖의 삶에서도 말이죠.

 



 

여러분은 어떤 이야기를 스스로에게 하고 계신가요?

 

Mark의 이야기는 매우 흔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저 역시 비슷한 고민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예전에 저는 ‘솔버 포커 시대’에는 제가 경쟁할 수 없을 거라고 스스로를 설득 당한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분석하고 스스로 해결해나가는 타입이지 이론 공부나 암기에 능한 스타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이 시대는 저 같은 스타일의 플레이어에게는 맞지 않는 시대라고 단정해버렸습니다.


만약 그런 가정을 버리지 못했더라면, 저는 많은 것을 잃었을지도 모릅니다.
다행히, 그런 생각을 의심하게 만들어준 좋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여러분은 자신을 어떤 ‘상자’에 가두고 계신가요?


지금 어떤 가정이 여러분을 발목 잡고 있을까요?

 

마크처럼 여러분도 마음속에 보이지 않는 서열 구조를 만들어두고 어떤 플레이어들은 항상 나보다 잘할 거라고 생각하고 계신가요?


혹은 저처럼, 게임의 어떤 부분은 내가 할 수 없는 분야라고 아예 포기하고 계신가요?


아니면 지금의 접근 방식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자기 확신에 빠져 계신 건 아닌가요?

 

제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이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스스로에게 거짓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

 

그 거짓 이야기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외부의 시각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시각을 얻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이 여러분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환경에 자신을 노출시켜야 합니다.

 

포커에서든 인생에서든, 가장 강력한 돌파구는 기술을 조금 더 다듬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하고 있는 ‘가정’을 깨뜨리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그런 가정을 내려놓는 순간, 우리는 단순히 조금 더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가능성의 차원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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