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갈폰드] 논리 vs 감정: 어느 쪽이 컨트롤을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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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갈폰드] 논리 vs 감정: 어느 쪽이 컨트롤을 하는가?

포커라이프 0 42 04.10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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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 vs 감정: 누가 컨트롤을 하는가?


저는 수백만 핸드를 플레이 했습니다. 20년 넘게 포커를 공부하면서 처음 접한 책은 순수한 논리주의자인 데이비드 스랜스키(David Sklansky)의 책이었습니다.


저 역시 그런 논리주의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포커 테이블에서 로봇처럼 플레이하고 싶었죠. 저는 두려움을 약점으로 여겼고 특정 리버 카드가 나오기를 바라는 것도 약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통제할 수 없는 것들보다는 맞이하고 있는 결정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하지만 감정에 대한 저의 인식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핸드 플레이에 있어 액션 차례가 올 때마다 최선의 결정을 내릴 기회가 주어진다.”


감정에 대한 인식


제 커리어 초반, (토미 안젤로에게 멘토링을 받으며) 감정이 제 플레이에 미치는 영향을 자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스스로 감정을 배제하고 기계처럼 플레이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감정이 저도 모르게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던 것이죠.


그래서 15년 넘게 저는 포커 테이블에서 감정을 대하는 방식을 바꿨고 지금까지 계속해서 같은 원칙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저는 감정을 인식하고, 그것을 데이터로 활용합니다.


실전에서의 적용


아래는 이 같은 과정이 실전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보여주는 예시입니다.


$100/$200 풀링 NLHE 캐쉬게임


제가 버튼에서 A♠️Q♠️로 $500 레이즈. BB 콜.


플랍: Q♣️T♣️7♦️ ($1100)


BB 체크, 제가 $400 배팅, BB 콜.


턴: T♥️ ($1900)

BB 체크, 저도 체크.


리버: 2♠️ ($1900)

BB가 $600 배팅. 저는…


처음에는 상대가 키커가 약한 Q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 했으며 그렇기에 $2,200로 레이즈 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바로 이어 "잠깐, 혹시 이건 함정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레이즈를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떠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상대가 블러프를 포함해 다양한 핸드로 베팅을 한 뒤 나의 레이즈에 3벳을 할 수도 있을거야. 그렇게 되면 베스트 핸드를 가졌는 데 폴드를 하고 싶지는 않아. 또한 내가 레이즈하면 상대가 Qx 같은 핸드로 히어로 폴드를 할 수도 있어서 결국은 추가적인 벨류를 얻지 못할 수도 있어.”


그래서 결국 레이즈를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죠.


하지만 그 순간, 저는 멈춰 섰습니다.


“내가 콜을 선택하는 게 최선의 플레이라고 생각해서인가? 아니면 단순히 불편함을 피하고 싶어서인가?”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한 걸음 물러나 보다 냉정하게 상황을 분석할 수 있었습니다. 감정을 의식적으로 인식하는 순간 그것이 주는 영향력이 줄어들고 보다 실용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거죠.


로봇이 되려고 할 때에는 오히려 감정이 나도 모르게 내 플레이에 영향을 주고 있었습니다.


결정의 갈림길에서


예를 들어 리버에서 $50,000 블러프를 할지, 아니면 그냥 체크하고 핸드를 포기할지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저는 블러프를 포기하는 쪽으로 기울게 됩니다.


그러면서 긴장이 되는 것을 인식하죠. 수천 번이나 이런 상황을 겪었지만 여전히 큰 블러프를 하는 것은 어느 정도 두려운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상대가 넛 핸드로 즉시 콜하는 장면이 머릿속에서 떠오르고, 그것이 불쾌한 감정을 유발하는 거죠.


그렇다면, 제가 망설이고 두려움을 느낄 때,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보통, 그것은 블러프가 수익성 있는 플레이라는 신호입니다.


제가 두려움을 인식하고, 그것이 저를 체크로 기울게 한다는 것을 안다면,

그 “애매한” 결정은 사실 논리적으로 판단했을 때 블러프가 더 좋은 선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제 감정적 망설임은 오히려 블러프를 해야 한다는 신호일 때가 많습니다.


나만의 프로세스 만들기


물론, 제 개인의 감정에 대한 반응이 여러분과 완전히 같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저보다 더 강한 감정을 느낄 수도 있고, 반대로 훨씬 덜할 수도 있습니다.


저처럼 루징에 대한 두려움보다 승리에 대한 흥분이 강한 분들도 계실 겁니다.

이 경우, 블러프와 콜을 과하게 하는 경향이 나타날 수도 있죠.


하지만 감정을 조절하는 과정은 누구에게나 비슷합니다.


테이블에서 벗어난 상태에서 자신이 불편함을 느끼거나 지나치게 흥분하는 플레이 유형을 적어보기


플레이 중에 그러한 상황에 처했을 때 이를 인식하기

 

혹은 게임 중 감정이 스며드는 순간을 알아차리기

 

그리고 한 걸음 물러서 본인의 선택이 논리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감정에 의한 것인지 자문하기

 

이 과정을 거친다고 해서 감정의 영향을 완전히 지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아직까지도 감정을 완전히 배제하는 방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감정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을 줄이고 보다 논리적인 선택을 내릴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 단, “나의 직감이 그가 블러프하고 있다고 말한다” 같은 경우는 별개입니다.


이것은 감정과 다르며, 만약 여러분이 직감을 신뢰할 만한 스탯이나 노트를 가지고 있다면,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더라도 이를 믿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더 큰 그림


이러한 교훈은 단순히 포커 테이블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이 원칙을 삶에서도 두 가지 방식으로 적용해 왔습니다.


그 중 하나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이고, 다른 하나는 최근에야 깨달은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다음 주에 들려드리겠습니다.


그때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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