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갈폰드] 스토리텔링의 미학
포커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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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 14:30
저는 최근 친구와 대화를 나눴으며 그 친구는 포커에 지루함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포커가 너무 기계적으로 변했다고 느끼는 그는 좀 더 창의적인 뭔가를 추구하고 싶어했습니다. 저는 친구에게 행복을 느끼는 일을 추구하라고 격려했지만 포커를 그저 공식에 둘러 쌓여있고 창의성이 부족한 게임으로 묘사하는 그의 생각이 약간은 잘못됐다고 느꼈습니다. 사실 포커는 창의적인 예술과 비슷한 점이 많으며 교훈도 있고 솔버가 도래한 지금의 시대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글에서 드리고자 하는 레슨은 꽤나 독특한 곳에서부터 시작됩니다: 19세기 극작의 세계입니다.
체호프의 총
안톤 체호프는 유명한 러시아 극작가이자 작가였습니다. 그가 사망한지 120년이 지났지만 그의 가장 유명한 격언은 여전히 거의 모든 픽션 작품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소설부터 시작해 TV 쇼, 영화에 이르기까지 말이죠. 체호프의 총은 이야기의 모든 요소가 연관성과 필요성을 가져야 한다는 서사의 원칙을 지니고 있습니다. 가령 TV 쇼 장면의 배경에서 선반 위에 총이 보인다면 이게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더라도 그 총은 이야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불필요한 세부 사항에 시간 낭비를 해서는 안되며 우리가 보고 듣는 모든 것에는 목적이 있다는 거죠.
여러분은 아마 이렇게 생각하실 것입니다: “19세기 후반에 제작된 이야기 전개 조언이 어떻게 나의 포커 게임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자신이 전달하고 하는 스토리를 알아야 할 것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자신이 플레이한 포커 핸드에 대한 조언을 구하며 이렇게 시작하곤 합니다: "그래서 이 핸드로 리버에 왔는데요, 리버에서 3번째 하트가 나왔고 상대가 2x 팟 사이즈로 올인했어요..."
그리고 전 "그런데 우리가 어떻게 거기까지 왔나요?"라고 묻습니다. "프리플랍, 플랍, 턴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요?"
"음, 잠깐만요… 그가 미들 포지션에서 오픈했을 거예요, 아니면 잠시만요, 림퍼가 있었고 그가 레이즈했나?, 그리고 플랍에서는 그가 저에게 베팅을 한 것 같기도 하고 첵-콜 한 것 같기도 하네요"
질문을 하는 분들은 자신이 옳은 결정을 내리지 못한 스트릿에만 집중하고 있으며, 핸드가 처음부터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명확하게 기억하지 못합니다. 이야기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핸드가 지닌 신빙성을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요?
셋업
얼마 전 저는 라이브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스몰 블라인드에 위치했었고 저의 오른쪽에 있는 플레이어는 자신의 카드를 처음 봤을 때 그 카드를 플레이할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보통 그가 플레이할 의향이 있을 때는 앞선 액션에 신경을 많이 쓰는데 이번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했죠. 그는 핸드를 포기하려는 것처럼 보였지만 자신의 차례가 되자 아무도 팟 참여를 하지 않았음을 인지했고 본인이 버튼 위치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레이즈를 했으며 이에 저는 3-벳을 했으며 상대는 저항 없이 팟을 포기했습니다.
포커 핸드를 플레이할 때는 상대방의 모든 세부 사항(액션)에 집중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중요하지 않게 느껴졌던 작은 디테일이 후에 의사 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때가 있습니다. 만약 제가 핸드 플레이에 있어 시작부터 집중하지 않았다면, 이와 같은 중요한 디테일을 놓쳤을 것입니다.
모든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이와 같은 관찰을 하지 않았다면, 저는 그저 폴드했을 겁니다. 이 같은 리딩은 백만 달러짜리 팟을 이기게 해주진 않았지만, 저에게 네 개의 빅 블라인드를 안겨줬습니다 (1시간으로 따지면 꽤나 훌륭한 윈레이트겠죠!). 그리고 덕분에 저는 자신감을 가지고 집중하는 세션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충돌
핸드 예제를 보면서 우리의 관찰을 통해 좀 더 많은 EV를 어떻게 얻을 수 있는 지를 보겠습니다.
$2/$5 PLO
CO가 $17로 오픈 레이즈 했고 버튼이 $58로 팟 레이즈를 했으며 블라인드 2명 모두 폴드했고 CO가 콜 했습니다.
플랍: 9❤️8♠️7❤️ ($123)
체크, 버튼이 스냅 팟 베팅을 했습니다. CO가 콜 했습니다.
턴: 2❤️ ($369)
체크, 버튼이 스냅 팟 베팅을 다시 했습니다. CO가 콜 했습니다.
리버: 9♣️ ($1,107)
체크, 버튼이 다시금 스냅 팟 베팅을 했습니다.
보드 텍스쳐가 매 스트릿마다 크게 변했는데도 버튼 플레이어는 이 같은 다이나믹한 상황에 전혀 동요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러한 스토리는 딱히 말이 되지는 않습니다. 베팅 자체도 혼란스럽지만 버튼 플레이어가 핸드를 플레이 한 속도로 인해 더더욱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만약 첫번째 챕터(프리플랍)나 혹은 다른 챕터 (포스트 플랍 스트릿)만을 읽었다면 그다지 이상한 점은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전체 이야기를 보면 왜 지금의 이야기가 앞 뒤가 맞지 않는 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이야기의 앞 뒤가 맞지 않는다면 이는 작가가 생각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경우, 대개 블러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의 커리어를 돌이켜보면 리버에서 큰 베팅을 상대로 순수한 블러프 캐쳐만을 들고 있었던 상황이 정말 많았습니다. 커리어 초반에는 이길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생각해 폴드를 꽤 자주 했습니다. 하지만 핸드를 처음 페이지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재구성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이야기가 맞지 않을 때를 잘 파악하게 됐습니다. 그러한 상황을 맞이하면 콜을 했고 대부분의 경우 제가 옳았습니다.
이는 핸드를 읽는 사람 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하는 사람에게도 중요한 교훈입니다: 포커를 플레이 할 때면 테이블에서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으며 그러한 이야기들을 분석해야 될 필요가 있습니다.
결말
또 다른 핸드 예제를 보겠습니다:
$1/$2 NL
UTG가 $8로 레이즈 했고 모두가 폴드 했으며 여러분이 BB에서 Ac5c로 디펜스 했습니다.
플랍: Q♣️3♦️2♠️ ($17)
여러분이 체크 했고 UTG가 $12로 베팅 했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말할 이야기를 결정해야 됩니다. 여기서 투 페어를 가진 것처럼 행동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한 콤보는 모두 프리플랍에서 폴드 했을테니까요. 하지만 22 및 33이 여러분의 레인지에 있는 반면 UTG는 그러하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40로 레이즈 했고 이에 UTG가 콜 했습니다.
턴: 2❤️ ($97)
여러분은 계속 베팅을 하기로 결정 했습니다. 만약 풀하우스나 쿼드를 가졌다면 그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리버에서도 베팅을 하기로 완전히 마음을 먹었으며 상대는 오버 페어를 폴드할 거라 자신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스토리가 확인된거죠.
여러분이 $80로 베팅 했고 UTG가 콜 했습니다.
리버: 3❤️ ($257)
앞서는 리버에서 모든 스택을 자신있게 올인하려 했으나 지금은 잠시 멈추고 자신의 스토리를 확인하기에 좋은 시간입니다.
여기서 얼마나 자주 우리가 주장하려는 핸드를 가지고 있을까요?
앞서 플랍에서 주장하려 했던 셋 콤보의 경우 이제는 3개의 콤보가 가능했습니다:
3♣️3❤️
3♠️3♣️
3♠️3❤️
2♣️2❤️
2♣️2♦️
2♦️2❤️
하지만 보드에서 2번째 2 및 3이 각각 깔리며 이제는 오직 2개의 콤보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3♠️3♣️
2♣️2♦️
어느 순간 갑자기 여러분이 계속 주장하려 했던 핸드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습니다. 여전히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건 것샷 드로나 다른 세미 블러프들 뿐이죠.
여러분의 이야기가 말이 되나요?
물론 그러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꽤 억지스러워졌습니다.
때로는 여러분이 계속 이어가던 이야기를 끝내는 유일한 방법은 포기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체호프의 조언을 무시하고, 여러분이 주장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을 때에도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것은 영웅적인 행동이 아니라 단지 무모한 행동일 뿐입니다.
여러분의 이야기가 말이 안될 때면 테이블의 다른 사람들이 화를 내며 당신에게 소리를 지르지는 않을 것이며 그들은 기꺼이 여러분의 돈을 가져갈 것입니다.
리버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 핸드를 통해 소개했던 모든 서사적 요소를 되돌아보세요. 그것들을 신중하게 고려한 후, 행복한 결말을 위해 조각들을 맞추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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