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30
왜 더 이상 워라밸을 추구하지 않는가
저의 포커 커리어 대부분에 있어 워라밸, 즉 게임 외의 삶에 에너지를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계속 설파했습니다.
포커는 특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장기간 루징하는 시기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포커가 여러분의 삶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데 상황이 좋지 않다면, 마치 모든 것이 엉망인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적인 영역이 확장되면서 포커를 넘어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코칭을 하하며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깨달은 게 있습니다. 포커는 어찌보면 그렇게 특별하지 않다는 것을 말이죠.
일이 모든 것을 집어삼킨다면 그게 무엇이든 “패배”를 경험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인생 전체가 슬럼프에 빠진 듯 느낄 수 있습니다.
사업가로서의 패배는 포커에서의 패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직원으로서의 패배는 조금 다르긴 하지만 그만큼 좌절감을 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모두에게 워라밸이 필요하다는 걸까요?
아니, 사실 이제는 아무도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그 이유를 설명해 보겠습니다.
불균형의 묘미
균형이라는 개념은 임의적입니다. 다양한 삶의 영역에 동등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입니다.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균형”이라는 말은 이상적인 균형이 존재한다는 뜻을 암시합니다. 일, 건강, 가족, 친구들, 그리고 그 외의 다양한 영역에 딱 맞는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는거죠.
이는 그 완벽한 균형이 언제나 고정적이어야 하며, 상황에 따라 바뀌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제가 단어를 너무 깊이 해석하고 있는 걸까요?
그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러한 의미를 지니는 단어는 중요합니다!
날씨처럼 바뀌는 삶
우리 인생은 다양한 시즌을 거칩니다. 마치 날씨가 바뀌듯 말입니다. 이러한 시즌에 따라 우리의 일상, 우선순위, 그리고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것들이 달라짐을 의미합니다.
21살이며 포커를 맞이 한지 얼마 되지 않는 사람에게 있어 “균형”은 결혼해서 세 자녀를 둔 45세 회계사에게 맞는 균형과 다를 수 있습니다. 원하는 일이나 삶의 상황에 따라, 그리고 커리어가 요구하는 바에 따라 “균형”은 매년, 심지어 매달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긴 시간 동안 일에 집중하면서 친구와의 시간을 줄이는 시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 이는 괜찮습니다. 반대로 일이 매우 바쁜 시기라도 가족에게 더 집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면 그것 역시 괜찮습니다.
저 또한 그랬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바쁜 시기에 한 달 넘게 일을 쉬었습니다. 제 아들이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그 시기를 위해 미리 초과 근무를 하며 준비했고 그 기간 동안 대부분의 업무를 내려놓고 가족에게 집중했습니다.
이 시기들 동안 저는 전혀 균형 잡힌 삶을 살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그냥 마음 가는 대로 살아도 될까요?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습니다.
여러분의 결정 기준은 무엇인가요?
포커가 스트레스를 주고 있는 상황에서 이 다운스윙을 이겨내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계신가요?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긴 세션을 진행하고, 오늘도 방수가 좋은 게임이 있다는 이유로 친구나 가족과의 약속을 취소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아니면 목표와 기회를 평가한 후 향후 3개월 동안은 집중의 시기라고 신중하게 결정하셨나요? 특정 게임이 생길 때는 계획을 바꾸되 그 외의 시간에는 밤 9시에 일을 마치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정했는지도 모릅니다.
다음의 차이를 이해해야 합니다:
즉흥적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보면 3년 후에야 건강과 인간관계를 소홀히 했음을 깨닫는 경우가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결정을 내리고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금의 단계를 계획적으로 밟아나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반대 상황에서도 적용됩니다. 새로운 관계나 취미에 모든 시간을 쏟아붓지만 계획이 없어 몇 년 후 게임에서 뒤처졌음을 깨닫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의도성입니다.
스케줄, 에너지, 집중력을 의도적으로 관리한다면 그것이 균형 잡혀 보이지 않더라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삶의 다른 영역을 잊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저는 이 다른 영역들을 적극적으로 포함시켜야 한다고 믿습니다. 완벽한 균형 대신 다른 무언가를 추구하면서 말입니다.
하모니(융화)
몇 년 전, 저는 “워라밸” 대신 “워라하모니(Work-Life Harmony)”라는 표현을 접했습니다.
이 말을 듣자마자 저는 그동안 추구해왔던 워라밸보다 훨씬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용어가 직접적으로 암시하듯 워라-하모니란 삶의 여러 영역이 서로 잘 어우러지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특정 영역에 더 집중하는 시기가 있더라도 그것이 자신의 가치관과 부합하고 소홀히 한 영역도 어느 정도 돌보는 방식을 찾아야 합니다.
이것은 지속 가능성을 수반합니다. 번아웃을 방지하고 장기적인 웰빙을 지원하는 루틴, 습관,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죠.
예를 들어, 일이 바빠 건강에 신경 쓸 시간이 줄어든다고 해도 식단, 운동, 수면을 완전히 방치하면 업무의 질이 떨어지고 몸도 망가질 것입니다.
이럴 때는 요리를 포기하고 건강한 밀프렙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운동은 주 5회 1시간에서 주 4회 20분으로 줄일 수도 있죠.
친구를 매주 두 번 만나던 것을 2주에 한 번으로 줄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일에 집중하는 것이지만, 의도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입니다. 철저히 계획된 것이죠.
관계에 대하여
저는 가족을 꾸리기 전후에 있어 극도로 바쁜 업무 시기를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많은 실수를 했습니다.
제가 함께 일하는 포커 플레이어들 중에서 목표 달성과 관련된 가장 흔한 어려움 중 하나는 일정 관리와 가족입니다. 많은 플레이어가 저와 같은 길을 걸어왔습니다. 즉, 독신으로 책임 없이 포커 커리어를 시작해 시간이 지나며 더 많은 책임과 관계를 맡게 되었고 더 이상 예전처럼 열정을 쏟아붓거나 집착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때로는 개인적인 경계 설정에서 비롯되기도 합니다.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는 시간을 포기할 수 없어요. 가족과의 저녁 식사를 놓치고 싶지 않아요. 주말에도 일하고 싶지 않아요.”
다른 때에는 외부의 압박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파트너가 제가 일을 너무 많이 하고, 가사에 충분히 도움을 주지 않으며, 자신에게 충분한 관심을 주지 않는다고 불평해요.”
두 경우 모두 극복하기 어려운 장애물입니다. 어떻게 하면 삶의 여러 영역 사이에서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하루에 주어진 한정된 시간 안에서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모든 것에 충분한 관심을 기울일 수 있을까요?
저에게 마법 같은 해결책이 있는 건 아니지만, 직접 경험하고 다른 사람들을 통해 배운 몇 가지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1) 양보다 질
모든 시간이 똑같이 가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포커 세션의 여덟 번째 시간은 첫 번째 시간만큼 집중하기 어렵습니다. 공부의 네 번째 시간은 두 번째 시간만큼 효과적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집중력이 분산되면 하루의 모든 시간이 망가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루에 주어진 시간을 최적화하여 각 시간의 질을 높이는 것은 시간의 부족을 극복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한 시간의 집중력 있는 시간은 대부분의 경우 낮은 집중력의 세 시간보다 더 가치가 있습니다.
당신의 가족은 당신이 포커 공부를 하거나 이메일을 확인하면서 어딘가에 반쯤 정신이 나가 있는 6시간을 원할까요? 아니면 행복하고 에너지가 넘치며 온전히 집중하는 3시간을 원할까요?
2) 에너지 관리
각각의 일에 에너지를 쏟아붓는 것은 일종의 초능력입니다. 쉬운 일이 아니라는거죠.
제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하루에 10시간 동안 통화나 업무를 이어가며 잠깐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간단한 단백질 바를 먹는 것 외에 제대로 쉬지 않았을 때 업무 시간이 끝나고 가족에게 돌아가면…
그들이 마주하는 저는 최상의 상태의 제가 아닙니다. 저는 소파에 몸을 던집니다. 아들이 저와 놀고 싶어 하지만 저는 TV를 보자고 그를 설득합니다. 집안일이 있어도 제가 맡지 않고 아내에게 떠넘깁니다.
제 에너지는 이미 소진된 상태입니다. 단순히 신체적인 에너지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에너지까지도 사라졌습니다. 스마트폰이나 다른 방해 요소를 없애고 억지로 자리에 앉아 있게 만든다 해도 진짜의 ‘저’는 거기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반면, 제가 아침 루틴을 탄탄히 하고, 운동을 하고 몇 시간마다 스트레칭이나 산책으로 휴식을 취했을 때는… 업무가 끝나고 가족에게 돌아갔을 때의 제 모습은 자랑스럽습니다.
"그래, 우리 밖에 나가서 놀자!"
"아니야, 여보, 내가 할게. 당신은 좀 쉬어. 오늘 하루 정말 고생 많았잖아."
이렇게 변하기 위해 제가 포기한 것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그 10시간 중 2시간 정도입니다. 하지만 비밀은 바로 이것입니다.
에너지가 충전된 8시간 동안 저는 12시간의 낮은 집중력 업무보다 더 많은 일을 해냅니다.
그 결과 저는 더 많은 일을 하고, 가족에게 더 잘 다가가며, 건강도 챙길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결과입니다.
에너지와 작업 관리
에너지 관리는 단순히 휴식, 식단, 운동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어떤 일을 하느냐, 어떤 사람을 만나는지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어떤 작업이 당신의 에너지를 소모시키나요? 어떤 일은 오히려 에너지를 충전해주나요?
만약 당신이 싫어하지만 해야 한다고 느끼는 일을 억지로 계속한다면 그것은 에너지를 소진시키는 지름길입니다.
반대로, 의미 있는 대화나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에너지를 불어넣어줍니다.
당신의 기대와 타인의 기대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기대와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한 주에 두 번 가족 저녁을 놓친다고 해서 내가 나쁜 아빠일까?"
"우리 가족과 나의 목표를 생각해볼 때, 지금 이 시간에 내가 여기에 있어야 하는 것이 정말 최선일까?"
스스로의 고정관념을 깨고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보세요. 당신과 가족의 비전, 목표를 함께 공유하고 조율한다면 모두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조화를 찾는 것은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당신의 가치에 맞게, 그리고 당신의 상황에 맞게 각 영역을 최적화하는 과정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