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 테이블의 긱(Geek) 여성 전설들 – Part 1: Liv Boeree ()
포커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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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14:07
포커의 대부분 역사 동안, 이 게임은 거의 독점적으로 “외로운 늑대들”의 무대였다. 연기 자욱한 방에서 올인과 대담한 블러프로 전설을 만든 카리스마 있는 인물들이 중심에 있었다. 20세기 중반의 아이코닉한 플레이어들은 수학이나 구조화된 모델보다 본능과 직감을 더 의지하곤 했다.
그러나 지난 20년은 포커의 얼굴을 완전히 바꿔놨다. 이 세계에 콤비네이션 수학, 확률 모델, GTO 솔버, STEM 사고방식을 무기로 한 너드·긱 플레이어들이 등장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여성들도 포함된 이 새로운 세대는 포커의 기준을 바꿨다. 이제 포커는 본능적 결단력만의 영역이 아니라, 논리와 과학, 그리고 엄격한 분석이 활약할 수 있는 전장으로 변화했다.
그 첫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영국 출신의 천체물리학자이자 모델, 헤비메탈 기타리스트, 그리고 포커 챔피언인 Liv Boeree 플레이어. EPT 산레모 메인 이벤트 우승과 WSOP 브레이슬릿을 통해 그는 포커 테이블에서 ‘긱 문화’를 대표하는 중요한 여성 인물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포커, 천체물리학, 헤비메탈, 그리고 필란트로피
1984년 7월 18일 영국 켄트에서 태어난 Boeree 플레이어는 전형적인 커리어 루트를 전혀 따르지 않았다. 과학 커뮤니케이션, 필란트로피, 헤비메탈 음악, 하이 스테이크 토너먼트가 동시에 얽힌 이름을 가진 여성은 포커계에서도 드물다.
그녀는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천체물리학 학사를 취득했고, 우주의 거대 구조를 탐구하는 이 분야의 엄격한 학문 훈련은 논리적·분석적·데이터 기반 사고를 견고히 다져줬다.
하지만 대학 생활은 학문에만 머물지 않았다. Boeree 플레이어는 헤비메탈 밴드에서 기타리스트로 무대 공연을 했고, 모델로도 활동하며 미디어와 대중 앞에서의 퍼포먼스를 경험했다.
이 폭넓은 경험은 이후 포커에서 빛을 발했다. 과학은 그녀에게 숫자와 전략이라는 지적 무기를 제공했고, 음악과 모델 경험은 큰 무대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과 존재감을 길러줬다.
TV 프로그램에서 토너먼트 테이블로
Boeree 플레이어가 포커를 본격적으로 처음 접한 것은 2005년, 영국 TV 쇼 Ultimatepoker.com Showdown에 출연했을 때였다. 이 프로그램은 셀럽과 아마추어들을 필 헬뮤스, 데이브 “데빌피시” 울리엇 같은 프로들과 짝지어 진행하는 형식이었다.
포커 초보였던 그녀는 그때 게임의 논리, 깊이, 아름다움에 즉시 매료됐다. 이 TV 출연은 단순한 경험을 넘어, 이후 그녀를 프로 포커의 정점까지 이끄는 출발점이 됐다.
EPT 산레모: 긱 사고방식의 승리
2010년, Boeree 플레이어는 EPT 산레모 메인 이벤트에서 €1.25M을 우승하며 커리어의 전환점을 맞았다. 이는 EPT 우승을 차지한 세 번째 여성이라는 역사적 의미도 있었다.
이 우승은 단순한 운의 결과가 아니었다. 산레모에서 그녀가 보여준 플레이는 긱 스타일 사고방식이 포커에서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주는 교과서적 사례로 남았다.
포지션 플레이: 후행 포지션의 이점을 끊임없이 활용
압박 전략: 상대의 약한 레인지를 relentless하게 공격
레인지 vs 레인지 분석: 감이 아닌 콤비네이션 기반의 체계적 판단
SPR(Stack-to-Pot Ratio) 인식: 스택과 팟의 비율에 따라 최적의 액션 선택
이 우승은 단순한 재정적 성공을 넘어, 그녀를 세계 포커 무대의 대표 여성 아이콘으로 만들어줬다.
WSOP 브레이슬릿과 팀워크의 힘
2017년, Boeree 플레이어는 파트너이자 하이 스테이크 프로인 Igor Kurganov 플레이어와 함께 WSOP $10,000 태그팀 이벤트에서 브레이슬릿을 획득했다.
다른 WSOP 이벤트와 달리 태그팀은 개인 플레이가 아니라 협력의 경기였다. 두 사람은 정보 공유, 역할 분담, 오류 수정, 전략 최적화를 완벽히 수행하는 엔지니어링 팀처럼 움직였다.
이 승리는 단순한 트로피가 아니라 "협력적 문제 해결"이라는 과학적 원리가 포커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증명한 순간이었다.
과학 커뮤니케이션과 필란트로피
Boeree 플레이어에게 포커는 삶의 목적 자체가 아니었다. 포커와 병행해 그녀는 ‘과학적 사고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전파하는 커뮤니케이터로 활동했다.
TED 및 TEDx 강연에서 그녀는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달했다.
좋은 결정의 기준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모든 가치 있는 시도에는 리스크 관리가 필수다.
불확실성은 적이 아니라 모델링할 수 있는 변수다.
그녀의 철학은 기대값(EV), 베이지안 사고 등 과학적 의사결정 프레임워크에 기반한다.
이 정신은 필란트로피에도 이어졌다. Boeree 플레이어는 효과적 이타주의(Effective Altruism) 철학에 기반한 단체 REG(Raising for Effective Giving)를 공동 설립했다.
하이 스테이크 플레이어들의 기부금을 가장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곳에 쓰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표다.
그 결과 모기장 지원 등 ‘보이지 않지만 확실한 효과가 있는’ 프로젝트에 막대한 기부금을 전달해왔다.
뒤로 물러난 듯 보이나, 결코 떠난 것은 아니다
최근 몇 년간 Boeree 플레이어는 포커 출전 빈도를 줄이고 과학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활동에 더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은퇴가 아니다. 그녀는 기대값적 사고방식(EV mindset)을 적용해 자신의 인생 프로젝트를 재정렬한 것에 가깝다.
Boeree 플레이어의 여정은 STEM 사고방식과 경쟁 게임이 상호 배타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감의 원천이다. 또한 여성 롤모델이 다음 세대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상기시킨다.
포커계의 긱 여성 판테온
Boeree 플레이어는 독보적이지만, 그 혼자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지난 20년간 여러 긱 마인드 여성 플레이어들이 포커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Vanessa Selbst
— 역대 가장 성공한 여성 토너먼트 플레이어, $11M 이상 상금
— 법학·공공정책 배경 + GTO 기반 공격적 스타일의 선구자
Maria Konnikova
— 심리학자·작가
— 연구 목적으로 포커를 시작했다가 Erik Seidel 플레이어의 지도로 단기간에 강자로 성장
Jennifer Shahade
— 미국 여자 체스 챔피언 2회
— 체스의 패턴 인식과 조합적 사고를 포커에 성공적으로 적용
Annette Obrestad
— 18세에 WSOPE 메인 이벤트 우승
— HUD·데이터·핸드 히스토리를 활용한 기술적 접근의 대표 격
이들은 포커가 브라보가 아니라 지적 엄격함(Intellectual rigor)의 놀이터가 됐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별에 새겨진 시적인 유산
Boeree 플레이어의 특별함은 과학 커뮤니케이션과 대중 미디어 사이의 다리를 놓았다는 데 있다. 그녀는 단순히 승리한 플레이어가 아니었다. 차갑게 느껴질 수 있는 숫자와 모델의 세계를 사람들에게 매력적이고 이해 가능하게 전달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녀는 자신의 수익을 실질적 효과가 가장 큰 기부에 사용하며, 수많은 생명을 살리는 데 기여했다. 이는 효과적 이타주의의 정신, 즉 “같은 1달러로 더 많은 미래를 바꾼다”는 철학 그 자체다.
Boeree 플레이어가 남긴 유산은 반짝이는 트로피가 아니라, 그녀의 선택으로 더 나은 삶을 살게 된 수많은 사람들의 존재 속에 있다.
그녀의 이야기는 포커 테이블뿐 아니라 하늘의 별에도 새겨진 빛과 같다.
고마워, Liv.
원문: Somuchpoker(https://somuchpoker.com/news/geek-women-legends-at-poker-liv-boeree)







